창신메모리 허용설 (애플 공급망, 삼성 자사주, K반도체)
솔직히 저는 이번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중국산 메모리 허용설이라니, 어차피 루머겠거니 했거든요. 그런데 밤새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줄줄이 하락하고, 마이크론이 10% 가까이 밀리는 걸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애플이 중국 CXMT와 YMTC의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다는 보도 하나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체를 흔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게 정말 확정된 얘기인지, 우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어떤 의미인지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루머인가, 신호인가 — 보도의 배경
이번 보도의 출발점은 미국의 중소 투자 매체인 스탁 언락(Stock Unlock)과 시킹 알파(Seeking Alpha)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나 파이낸셜타임즈 같은 메이저 언론은 아직 이 사안을 공식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여러 외신을 훑어봤는데, 대형 언론들은 신중하게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이른바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NCND란 공식 확인도 공식 부인도 하지 않는 외교·행정적 태도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한다고도, 안 한다고도 말 못 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태도가 나올 때는 보통 내부에서 무언가 진지하게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타이밍도 의미심장합니다. 9월 중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미가 예정된 상황에서 이 보도가 흘러나왔습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적 유화 제스처로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조달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 핵심인데, 단순한 기업 간 거래가 아니라 지정학적 계산이 깔린 사안이라는 점에서 저는 그냥 루머로 흘려버리기가 어려웠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조달을 검토 중인 제품은 CXMT(창신메모리)의 D램과 YMTC(양쯔메모리)의 낸드 플래시입니다. 낸드 플래시(NAND Flash)란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유지되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의 저장공간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D램과 낸드 플래시 모두 스마트폰 원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이기 때문에, 애플 입장에서는 공급처를 하나라도 더 확보하는 것 자체가 협상력을 높이는 카드가 됩니다.
핵심 분석 — 삼성·SK하이닉스에 실제로 미칠 영향
이번 사안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설마 CXMT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대체할 수 있겠어?" 실제로 기술 격차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CXMT는 아직 최첨단 HBM(고대역폭 메모리) 영역에서는 한참 뒤처져 있습니다. HBM이란 여러 장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한 고성능 메모리로, AI 서버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입니다. 이 영역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다시피 하고 있어서 당장의 위협은 제한적입니다.
문제는 레거시(Legacy) 반도체 영역입니다. 레거시 반도체란 최신 공정이 아닌 구형 공정으로 만든 범용 메모리를 뜻합니다. 10~20나노미터 수준의 레거시 D램과 낸드 플래시는 CXMT와 YMTC도 어느 정도 생산이 가능한 수준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이 영역이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급 부족을 이유로 높은 마진을 누려온 구간이기도 합니다.
저의 경험상 이런 구조적 변화는 단번에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애플이라는 세계 최대 소비자가 중국산을 하나의 선택지로 확보하는 순간, 국내 업체들과의 가격 협상 테이블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실제로 마이크론 주가가 밤 사이 크게 하락한 것도 이 공포가 반영된 결과입니다(출처: Yahoo Finance).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단기: 레거시 D램과 낸드 플래시 영역에서 가격 협상력 약화 우려
- 중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ASP(평균판매가격) 하락 가능성
- 장기: HBM 등 최첨단 메모리는 기술 격차로 당분간 영향 제한적
- 변수: 미국 의회와 국방부가 여전히 CXMT를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있어 실제 허용까지는 장벽 존재
제가 이 뉴스에서 가장 불편하게 느낀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시장이 확정되지도 않은 사실에 이미 반응했다는 점입니다. 주가는 팩트보다 예상에 먼저 움직입니다. 이미 하락한 마이크론과 함께 삼성전자 관련 ETF인 라운드힐 메모리 ETF까지 5.89% 빠진 것을 보면서, 이 루머 하나가 시장에 던진 충격파의 크기를 실감했습니다.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이 어려운 진짜 이유
이번 반도체주 하락과 맞물려 삼성전자 주가가 서울 증시에서 8.70% 폭락했습니다. 주주 환원책으로 110조 원 규모의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자사주 소각이 사실상 빠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에는 "왜 삼성은 자사주 소각을 못 하는 거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파고들어 보니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24조의 10% 룰입니다. 금산법이란 금융 기관이 비금융 회사의 주식을 일정 비율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률입니다. 쉽게 말해 보험사나 은행이 제조업 회사를 너무 많이 소유하지 못하게 막는 규정입니다(출처: 금융위원회).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는 이재용 회장이 아닙니다. 삼성생명이 약 8.5%, 삼성화재가 약 1.49%를 보유해 합산 10%를 딱 채우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전체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고, 분모가 작아지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율이 자동으로 10%를 초과하게 됩니다. 법 위반이 발생하는 순간 강제 매각이 진행되고, 그 매도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 자사주 소각으로 얻은 주가 상승 효과를 상쇄해버립니다.
제가 이 구조를 이해하고 나서 든 생각은 이렇습니다.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기대를 걸고 투자하는 것은, 굴뚝이 없는 집에서 연기가 나오길 기다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구조 자체가 허용하지 않는 기대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대주주인 SK스퀘어가 최근 뉴욕 증시 ADR 상장 과정에서 지분이 희석됐기 때문에, 자사주 소각이 오히려 지분율을 회복하는 수단이 됩니다. 같은 반도체 기업이지만 자사주 소각에 대한 두 회사의 입장이 전혀 다른 이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창신메모리(CXMT)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체할 수 있나요?
A. 현재로서는 HBM 같은 최첨단 메모리 영역은 어렵습니다. 기술 격차가 상당합니다. 다만 레거시 D램과 낸드 플래시 영역에서는 어느 정도 경쟁이 가능한 수준까지 왔고, 이 영역에서 가격 압박이 발생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보기에 당장의 대체보다는 가격 협상력 약화가 더 현실적인 위협입니다.
Q. 미국 정부가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사용을 허용한다는 게 확정된 사실인가요?
A.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닙니다. 미국 정부는 NCND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월스트리트저널이나 파이낸셜타임즈 같은 메이저 언론도 공식 보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소 투자 매체들이 연이어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며,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시진핑 방미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합니다.
Q. 삼성전자 주주 환원 110조 원 계획, 실제로 믿을 수 있나요?
A. 배당 확대 자체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가장 강력한 주가 부양책으로 기대하는 자사주 소각은 금산법 구조상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FCF(잉여현금흐름)의 50%를 배당으로 환원하겠다는 기존 방침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자사주 소각을 기대하고 투자하신다면 구조적 장벽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SK하이닉스는 왜 자사주 소각을 할 수 있는 건가요?
A. SK하이닉스의 대주주인 SK스퀘어가 최근 뉴욕 증시 ADR 상장 과정에서 약 2.5% 증자를 진행하면서 지분율이 희석됐습니다. 이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오히려 SK스퀘어의 지분율이 다시 올라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달리 지배구조상 자사주 소각이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구조입니다.
결론
이번 창신메모리 허용설 보도를 보면서 제가 느낀 것은, 주식 시장은 팩트보다 예상에 먼저 반응한다는 사실입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보도 하나가 글로벌 반도체주를 흔들었고, 삼성전자는 자사주 소각도 아닌 주주 환원 계획 하나에 8% 넘게 빠졌습니다. 이 흐름 속에서 중요한 것은 루머와 팩트를 구분하는 눈입니다.
창신메모리가 실제로 애플 공급망에 진입하는지,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삼성전자 투자를 고려 중이라면 자사주 소각이라는 기대보다 배당 정책과 지배구조 변화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시진핑 방미 이후 미·중 협상의 결과가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미칠 영향을 계속 주시하시길 권합니다.
※ 본 글은 개인의 주식 공부 및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추천이나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출처: 유튜브 (김대호박사TV) 채널참고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WUEek3hInE